인간이 멈추면 지구는 행복해집니다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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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상이 잠시 멈춘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확진자가 되어 격리된 채 바이러스와 싸우고, 안타깝게도 사망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늘고 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완치되는 사람들의 수도 조금씩 많아져 모두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확진자의 치료와 백신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개개인의 위생 수칙 실천 덕분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집에만 있기 무료해진 사람들은 400번씩 저어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1,000번씩 저어 폭신한 계란 프라이(수플레 오믈렛)를 만든다. 격리 상태에 지친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예술가들은 자신의 공연이나 작품들을 인터넷에 올려주고, 어떤 작가들은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납품을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단체의 채소 꾸러미와 꽃들을 열심히 산다. 누군가는 창문 너머 사람들과 목소리를 모아 합창을 하며 웃는다.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연대하고 함께 극복해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때문이겠다.
뜻밖의 좋은 소식도 있다. 항공기와 배가 멈추고 도로 위 자동차들이 줄어들자 바다와 강의 물과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졌다. 베네치아 운하가 깨끗해지고,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물고기도 보인다고 한다. 잠깐이나마 느리게 흐르는 시간 동안, 자연은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려 열심이다. 산업의 측면에서는 경제적 손실이 크다 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인간은 생산도 소비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이 멈추면 지구는 더 행복해진다.


지구를 위한 오늘의 실천: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 8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지구의 시간(EARTH HOUR) 캠페인이 시작됩니다. 한 시간 동안이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전등을 꺼주세요! 간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후온난화와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잊지 않도록 미리 알람을 설정해주시고, 지구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2020.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