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념일이 모두 사라진 날

박정은


(이미지를 누르시면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됩니다)

달력을 들여다보면 환경과 관련된 날이 참 많다. 식목일, 고래의 날, 북극곰의 날, 습지의 날, 바다의 날 등등. 이런 날들은 그 대상이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크거나 멸종위기에 있음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 굳이 기념일(?)로 지정하지 않으면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거의 매주 환경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날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오늘,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바다에서 1969년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상원의원 게일로드 넬슨이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했고,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가 주도한 행사에는 2,0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석해 연설을 듣고 토론을 하며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에 힘을 모았다. 1990년에 이르면서 전 세계적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어 다양한 캠페인들이 진행되었다. 이처럼 지구의 날은 UN이나 국가에서 지정한 기념일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시작된 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올해는 지구의 날이 생긴 지 50주년이 된 매우 뜻깊은 해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지구의 건강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점점 오르는 기온,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전염병, 산불과 홍수 등 기상재난이 잦아지며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생각만 할 때는 지났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우리가 실천할 때 기후위기나 환경오염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날들이 모두 사라진 달력을 꿈꿔본다.


지구를 위한 오늘의 실천:
지구의 날 4월 22일 저녁 8시부터 10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전기를 꺼주세요.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만으로 전기 절약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작은 행동이지만 함께하면 큰 힘이 됩니다. 지구를 위한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을 시작해보세요.

202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