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기를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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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을부터 동네서점에서 하는 환경책 읽기 모임에 나갔다. 우리는 느슨하게 이어지는 몇 년의 시간 동안 『침묵의 봄』, 『플라스틱 바다』, 『육식의 종말』, 『동물 해방』 등의 책을 함께 읽었다. 환경에 관심을 둔 모임이다 보니 자발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암묵적인 약속을 지켰다. 또 채식을 하는 분들을 처음 만났다. 함께 비건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를 나눠 먹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채식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도 여기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보고 배운 영향이 컸다. 일주일 혹은 2주에 한 번 환경에 대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다. 같은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채식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 식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채식이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고기 없는 카레는 싫다던 남편도 지금은 적극적으로 채식에 동참하고 있다. "일회용품을 쓸 때 네가 생각나"라며, 나의 변화를 보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준 고마운 친구도 있다. 한 사람의 행동과 가치관은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환경을 생각하는 삶은 사람들이 모두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관심과 의문을 갖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지. 일회용품은 버리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먹는 이 고기가 어떤 존재로부터 만들어진 것인지. 진실을 알게 되어 불편해졌다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변화를 시도해본다면 좋겠다. 채식 지향적 삶 살기,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에코백 사용하기, 전기 아껴 쓰기 등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점점 더 큰 힘이 생긴다. 서로에게 전달될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보자.
헬렌 니어링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이 세상에 존재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든 아니면 선택적으로든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 말은 우리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혹은 동물에게 혹은 내 주위 모든 환경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게 해야 하고 서로에게 좋은 존재여야 한다.”
지구와 동물 인간 모두를 위한 작은 행동들을 시작해보기를,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구를 위한 오늘의 실천:
관심이 있다면 가까이 있는 환경모임에 참여해보세요. 환경단체들의 다양한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202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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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은의 환경일기> 연재를 마칩니다. 수요일마다 함께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